Integrity 1

 <가구, 집을 갖추다>(김지수, 싱긋 펴냄)는 제목보다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이라는 부제에 더 끌려 집어 든 책이다.

 

'나만의 작은 문명'이라니. 이보다 더 근사하고 절묘한 비유가 있을까. 특히나 무언가를 이뤄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세대라면 더욱 공감할 법한 표현이다. 커리어는 이제 시작 단계인데다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반면, 내 공간은 크든 작든 마음대로 꾸며 완성할 수 있다. 요즘 2030세대가 인테리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과 맞닿아있다. 그 어느 곳에서도 온전히 채워지지 않는 성취 욕구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구를 사려면 자신의 취향을 알아야 하고, 취향을 알기 위해선 많이 보고 많이 놀아야 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일하느라 자신의 취향을 알아갈 기회를 획득하지 못한다. 그래서 타인의 취향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복사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온전히 자신의 취향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인테리어 플랫폼에 올라온 예쁜 집들이 조금씩 닮아 보이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댓글